얼마 전에 캐논 EOS5라는 필름 카메라를 얻게 되었다. 친하게 지내는 작가가 자신은 필름 카메라를 쓸 일이 더 이상 없다면서 필카 사진 찍는 것을 즐기는 나에게 카메라를 준 것이었다. EOS5에 요즘 내가 즐겨 사용하는 흑백필름 Fomapan400을 장전해서 창원비엔날레 전시 철수하러 갈 때 함께 챙겨갔다. 기존에 캐논 DSLR에 사용하고 있던 줌렌즈(17-40mm)가 이 카메라에도 완벽하게 호환이 되어서 바꿔 끼웠더니 넓지 않은 전시장을 한 컷에 담을 수 있었다. 전시가 끝나면 해체해야 하는 설치작품을 필름에 기록하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누가 뭐라고 해도 필름으로만 담을 수 있는 독특한 느낌이 있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