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곡의 조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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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곡미술관 개관 30주년 기념전에 결국 커피 설치작업을 출품하게 되었다. 미술관 정원에 있는 여러 조각 작품들의 사진을 찍어와 실루엣을 추출해서 최종 이미지를 구성하기로 했다.

Shadow Studies

출품작에 대한 글:

성곡미술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출품하는 이 작업은 커피가루를 활용한 설치작품이다. 벽면에 설치된 선반 구조의 화면 위에 커피가루를 뿌려, 각 칸마다 올려진 커피가루의 그림자가 어우러져 조형적인 이미지를 형성한다. 사용된 커피가루는 선반에 완전히 고정되지 않고, 아주 가볍게 얹힌 상태로 존재한다. 그 위로 비치는 빛과 그림자는 언뜻 보기엔 견고한 이미지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조각의 실루엣들은 지난 30년간 성곡미술관 정원을 지켜온 존재들이며, 이는 곧 성곡미술관이 예술가들과 함께 쌓아온 시간의 조각들이기도 하다. 나는 이 조각들을 빛의 흔적으로 남기며, 그 위태로운 아름다움과 함께 예술의 지속에 필요한 마음가짐을 떠올려 본다.

2025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 대학협력작업: 빛 조형물

반짝이던 곳에서 만나, 2025, 이불, 철골구조, LED조명, 250x400x400cm

2025년 추석기간 동안 뚝섬 한강공원에서 열린 빛섬 축제에 대학협으로 이대 학생들 10명과 함께 참가하였다. 이 기간 동안 뚝섬 한강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빛 조형물을 만들었어야 했다. 아래는 이 빛 조형물에 대해 쓴 설명글이다.


추석은 고향을 찾고 과거의 시간을 되새기는 명절이다. <반짝이던 곳에서 만나>는 어린 시절, 이불 속에 작은 공간을 만들고 놀던 기억에서 출발했다. 바깥의 빛이 이불을 통과하며 만들어내던 은은하고 포근한 빛의 세계를 빛 조형물로 재현했다.

관람객은 작품 안으로 들어서서 낮에는 태양빛, 밤에는 상단 프레임에 설치된 조명이 이불을 투과하며 비추는 따뜻한 빛 속에 머물며, 잊고 있던 향수와 안온한 시간을 다시 경험할 수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서양화과 팀은 지도교수 이창원과 학부생 및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팀이다. 빛조형 작품 및 빛놀이 프로그램에는 천예지, 송금희, 김채원, 조은솔, 허정인, 석지우, 권다현, 조유진, 한가온, 홍채은이 참여했다.

이 팀은 회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매체를 실험하며 빛을 조형 언어로 확장하는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놀이성을 결합한 작업을 통해 시민들이 빛과 예술을 감각적으로 체험하고 교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행사 전경

작품 내부 전경

작품을 즐기는 시민들

작품 아이디어의 시작점이 된 2017년 아이디어 스케치, 학생들과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회의를 거쳐 빛 조형물 형태와 크기 등을 결정, 구체화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