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에 일본 도쿄에 위치한 모리미술관 큐레이터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내용은 모리미술관(Mori Art Museum, Tokyo, Japan)에서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맘프로젝트(MAM Project)1”의 17번째 개인전 작가로 초대하고 싶은데 참여할 생각이 있느냐는 메일이었다. 나를 초대한 큐레이터는 나츠미 아라키(Natsumi Araki)라는 분으로 2009년도에 내가 참여한 서울시립미술관에서의 “City_net Asia 2009”전에서 일본 대표로 참여했던 큐레이터였다. 나중에 나츠미 아라키와 대화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 그때 내가 찻잎 설치를 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었고 작품이 인상적이어서 기억하고 있다가 이번에 초대하게 되었다고 한다. 미술관을 보러 한 번 도쿄를 방문했고 전시작 선정과 내 작품세계에 대한 대화를 나누러 큐레이터가 한 번 한국을 방문했다. 나츠미는 전시에 찻잎 설치를 하면 어떻겠냐고 물었고 나는 ‘평행세계’ 설치작품을 보여주면서 그 작품을 전시하고 싶다고 했다. 결국엔 ‘평행세계’ 설치를 “맘프로젝트 017”에 선보이기로 했다.
김종영 미술관에서 처음 ‘평행세계’를 전시할 때는 빛 실루엣을 추상적, 비현실적으로 조합되도록 구성했었다. 그런데 모리미술관 전시를 준비하면서 빛 실루엣을 이리저리 조합하다 보니, 미술사의 어떤 장면들이 만들어지는 것을 느꼈다. 이를테면, 예수탄생(Adoration of the Magi)이라던가, 마티스의 춤(Dance), 노아의 방주(Noa’s Ark), 혹은 선사시대 동굴에서 발견된 선사인들의 손바닥 그림 등이 그것이었다.
오프닝 날에는 아티스트 토크가 진행되었는데 감사하게도 일본어 동시통역이 지원되어서 나는 모국어인 한국어로 편하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이어폰을 낀 방청객들은 동시에 일본어 번역을 들을 수 있었다.
모리미술관의 기획 중 국적에 상관없이 기대되는 신진 아티스트를 후원하는 프로젝트이다. 2004년 1월에 처음 시작되었고 매해 두세 명의 작가를 선정, 프로젝트 전시실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메인 전시실의 일부를 맘 프로젝트 공간으로 구성하여 소규모로 진행된다. 다만 별도의 입장료를 받지 않고 본 전시를 관람하는 관객 모두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