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雲住寺) 석불

운주사 석불
운주사 석불
운주사 석불

며칠 전 동료작가 친구들과 운주사에 다녀왔다. 개인적으로는 대학교 때 운주사에 관한 책을 한 권 읽으면서 운주사의 석불 사진을 보고 첫눈에 반했던 기억이 있다. 소박하고 단순한 표현과 오랜 세월 풍화작용을 겪어온 석불에서 느껴지는 시간, 그리고 무엇보다 암벽에 기대고 있는 석불의 설치 형식이 너무도 독특하게 느껴진 것이다. 그 이후로 항상 ‘운주사라는 곳에 언젠가 꼭 가봐야지’, ‘저 석불들처럼 조각을 벽에 기대어 설치를 해봐야지’ 하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2003년도에 찻잎 설치작품 ‘Man with a Plant’를 제작하면서 선반구조의 화면을 벽에 걸거나 부착하지 않고 기대어 세워 놓은 것은 운주사의 석불들을 떠올렸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본 석불들은 생각보다 스케일이 컸고, 감동적이었다. 1942년까지는 213좌의 석불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70기만이 남아있어 아쉬움이 컸다. 예전 이미지를 보니 석탑 주변에 논밭이 있었는데 그런 장면도 장관이었을 것 같다.


요헨 힐트만(Jochen Hiltmann)1이라는 사진가의 글과 작가가 직접 찍은 운주사의 흑백사진이 도판으로 실려있는 책, 1998년에 구입

필름카메라에 석불을 담고 있는 모습 (사진:유의정)

  1. 요헨 힐트만은 예술가이자 예술이론가이다. 1970년 함부르크 미술대학의 정교수가 된 이래 지금까지 이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그는 “슈푸렌(Spuren)”을 비롯한 여러 잡지에 현대 예술과 철학에 관한 많은 평론들을 발표했으며, 실험적인 비디오 영화작업, 사진작업에 중점을 둔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1985년 한국을 처음 방문하여 한국의 전통문화에 매료된 그는 1986년에 반 년 동안 전남대학교 미술대학에서 교환교수로 일하기도 했다. 전남 화순군 만산 계곡의 천불천탑에 대한 사진과 자신의 예술관을 모아 “미륵- 한국의 성스러운 돌들”을 프랑크푸르트에서 펴냈으며, 1993년에는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을 모아 초대전 형식으로 뮌헨 가스트아이크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책 속 지은이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