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코로나 펜데믹이 선언된 이후에 예정이던 전시들도 줄줄이 취소되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조심스러운 시기에 작업실에만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졌었다. 찻잎 설치를 할 때마다 찻잎의 선(線)이 드로잉적으로 재미있다고 항상 생각했던 것이 떠올랐고 전시에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찻잎으로 드로잉을 좀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저런 시도 이후에 찻잎을 바인더나 바니쉬에 섞어 우려낸 후에 종이 위에 놓는 방식으로 드로잉을 했다. 찻잎과 섞인 바니쉬를 종이 위에 적당량 덜어놓고 붓 등으로 이리저리 비비고 하다보면 문득 문득 떠오르는 조형적인 방향성이 생기게된다. 그렇게 하다보면 산이 되기도 하고 숲이 되기도 한다. 찻잎 자체가 지니고 있는 강한 동양적인 느낌 때문인지 동양화 느낌이 나는 드로잉이 많이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