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에 코리아나 미술관 Space*C에서 배명지 큐레이터가 기획한 “정원방문기(Art Through Nature)”전에 참여하게 되었다. 출품작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건물 위층에 있는 박물관을 구경하게 되었는데 진열장 안에 조그만 그릇에 담겨있는 빨간 잎 같은 것이 눈에 띄었다. 옆에 설명을 읽어보니 홍화잎이라고 하는데 예전에 새 신부 볼에 바르는 연지를 만들 때도 사용했고 약으로도 이용한다고 씌어 있었다. 색이 너무 고와서 저 재료를 써보고 싶다고 하니 큐레이터님이 코리아나 소속의 연구소에 알아보겠다고 하셨고 내 설치에 충분한 양의 홍화잎을 보내주셨다. 전시의 테마인 자연에 대해, 인간과 자연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낙원에서 쫓겨난 아담과 이브라는 모티브에 이르렀다. 실루엣은 뒤러(Albrecht Dürer)의 판화에서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