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여행을 오게 되었다. 오랜만에 온 파리에서 다양한 전시도 보고 사람들도 만났다. 여행을 떠날 때 파리에서 평행세계 빛 작업을 파리를 배경으로 해서 남기면 이번 여행에 보람이 있지 않을까 해서 평행세계 거울 작업 몇 장을 챙겨왔다. 소비와 생산의 균형이 어느정도 이루어져야 정신적인 평온을 얻는 미술작가이기에 방법을 생각하다가 간단하게 거울 몇 장을 챙겨와서 태양빛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평행세계 빛 작업을 파리에서 해보기로 한 것이다. 낮에는 파리 시내 곳곳을 다니며 햇빛을 반사해서 작업을 했고 밤에는 팡테옹 앞에서 LED 후레쉬를 이용해서 작업을 했다. 이 작업을 하는 순간에는 지나가는 행인 몇 명이 보고 말지만 인스타나 페이스북에 올리면 꽤 효과적일거라 생각했다.
이번에 들고 온 거울작업은 예전에 소값파동이 일어났을 때 농민들이 소를 끌고 해당 관청 앞에서 시위하던 기사를 거울에 붙이고 소 부분만 떼어낸 것이다. 이 거울작업이 빛을 반사하며 만들어내는 실루엣은 선사시대 동굴벽화의 소 그림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마침 호텔 티비 ARTE 채널에서 피카소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는데 소를 그리는 피카소의 영상이 반갑게 느껴졌다.
또 한 장의 거울 작업에는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시위대와 그것을 진압하는 경찰들의 모습이 담긴 기사가 붙어있다. 최근 파리에서는 연금개혁 관련해서 시민들이 격렬한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데 파리에서 어떤 평행세계 모티브를 반영할까 생각하다가 이 기사의 모티브가 떠올라 선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