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에서 ‘두 나비 Two Butterflies’의 설치 테스트를 했다. 이 작품이 설치될 공간 크기를 고려해서 이미지 크기나 실루엣의 왜곡 정도를 조율했다. 결국 최종적인 결정과 마무리는 현장에서 이루어지겠지만 설치에 필요한 사항은 미리 체크해야 챙겨갈 수 있다.

다음은 출품작에 대해 쓴 글이다

두 나비 2 Butterflies

이 작품은 두 개의 빔프로젝터와 한 개의 거울로 이루어진 영상 설치작품이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의 전시에 초대되어 공간을 파악하기 위해 박물관을 방문했고 역사를 기록하고 증언하는 박물관의 전시와 현대미술이라는 언어와 형식을 통해 소화된 작품에는 어떤 차이가 있어야 할지, 박물관을 가득 채우고 있는 기록과 메시지 사이에서 미술작품은 어떻게 존재하고 어떻게 작동해야 할지 고민했다.

전시작품을 구상하면서 평범하고 비교적 평온한 현대의 일상을 사는 우리에게 전쟁이라는 피할 수 없는 거대한 역사의 흐름이 개인의 인생을 관통한다는 것의 의미는 쉽게 짐작하고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에 잠기면서 어떤 구조가 떠올랐는데 하나의 거울 위에 겹쳐 투영된 두 개의 상반된 영상 이미지가 반사되어 두 개의 실루엣으로 갈라지면서 벽면에 맺히는 장면이었다. 작품에 사용된 두 영상 중의 하나는 평온한 일상에서 산책길에 발견한 아름다운 꽃들을 이리저리 들여다보는 듯한 시선을 담은 것이고 또 하나의 영상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2차대전에 관련된 이미지들을 엮어 슬라이드쇼로 제작한 것이다. 이 두 영상은 바닥에 놓인 나비 모양으로 뚫린 한 개의 거울을 통과하면서 두 마리의 나비가 되어 벽면에 반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