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네덜란드의 브레다(Breda)라는 소도시에 위치한 전시공간 Lokaal 011에서 열린 그룹전 “Pleasure Ground”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 전시는 2월에서 5월까지 매월 참여작가들이 전시장에 모여서 새로운 작업을 풀어놓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전시였다. 기록을 찾아보니 나는 2월에서 4월까지 3차례의 전시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위의 작업 ‘Big Dipper’는 대한민국 여성들이 애용하는 바비거울이라는 손거울 위에 이주 여성의 얼굴 이미지를 네거티브로 그려서 제작한 빛 설치 작품이었다. 대한민국 농촌이나 지방에는 행복한 삶을 꿈꾸며 고국을 떠나 국제결혼을 하러 오는 이주 여성의 수가 늘어났고 이들에 대한 뉴스 보도를 종종 접하게 되었다. 행복을 꿈꾸며 대한민국으로 왔지만, 언어, 문화의 차이 등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가족들에게 괴로움을 당하는 사례가 보도되고는 했는데 나는 그러한 구조가 아이들의 동화에서 행복을 꿈꾸는 주인공이 못된 식구들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는 구조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그러한 동화에서 주인공이 하늘의 별이 되고 달이 되는 것을 연상하여 바비거울 위에 그려진 이주 여성의 이미지가 별자리처럼 반전되어 빛나도록 했다.





두 번째 전시에는 ‘Release’라는 설치작품을 출품했는데, 거울 위에 신문 기사나 시사잡지의 보도사진 이미지를 프린트해서 붙이고 이미지에 등장하는 다양한 실루엣을 떼어낸 뒤 그 위에 조명을 비추도록 설치했다. 실루엣을 떼어낸 자리는 거울이 드러나서 빛을 비추면 실루엣 모양의 빛이 벽면에 반사된다. 이웃한 다른 기사로부터 반사된 실루엣들이 어우러지면서 현실에서와는 다른 맥락의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이 작업은 이후에 ‘평행세계’ 설치작품으로 이어진다.


세 번째 전시에는 2003년 개인전에 선보였던 ‘Luxaflex’를 공간에 맞는 크기로 설치했다. 다양한 광고 전단지와 잡지의 광고를 붙이고 그 리플랙션으로 이루어진 추상적인 빛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