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stival O! Gwangju Media Art, 2012

모두를 위한 후광 (Halo for everyone), 2012, 천장등, 혼합재료

2018년 9월에 광주에서 열린 “Festival O! Gwangju Media Art 2012”전에 참가하였다. 나는 5·18 광주민주화 항쟁에 희생되신 시민들을 생각하면서 ‘모두를 위한 후광(Halo for Everyone)’ 조명 설치작품을 출품했다. 작품은 5·18 민주광장 주변 공사장 가림막에 설치되었다.(뒷편 건물에 투영된 실루엣은 줄리안 오피의 작품) 아래는 당시에 이 작품을 제작하면서 쓴 글이다.


이 작업은 일반 가정의 천장에 달아 사용하는 원형 천장등을 이용했다. 유백색의 원형 전등 커버의 안쪽에 익명의 사람들 옆모습을 그림자처럼 그려 넣었다. 그려진 실루엣은 공공장소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다. 이웃들의 모습, 이 도시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이다. 서양의 옛 신화에선 떠나간 연인의 존재를 남겨두기 위해 프로필 그림자가 처음 그려졌다고도 한다. 말하자면 사라진 존재를 기억하기 위해 남긴 흔적, 기념비 같은 것이다. 한편, 서양에서 과거에 범죄자들의 특징을 구별해내기 위한 관상학의 일종으로 프로필을 연구하기도 했다는 사실도 떠오른다. 인간을 통제하고 범죄자의 전형이라는 것을 만들어내는 권력기관의 시각도 프로필의 역사에 포함되어 있다. 특히 광주라는 장소가 이러한 프로필에 얽힌 복합적인 코드를 드러내는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등 커버에 그려진 익명인들의 실루엣은 일상에 사용되는 평범한 사물을 마치 후광처럼 보이게 한다. 빛과 그림자, 일상과 성스러움. (2012년 8월 27일 작성)


모두를 위한 후광 (Halo for everyone), 2012, 천장등, 혼합재료, 전시광경
모두를 위한 후광 (Halo for everyone), 2012, 천장등, 혼합재료, 전시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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