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베를린에서의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제작한 사진작업이었다. 거울 위에 흰색 글래스페인트로 내 얼굴 이미지를 네거티브로 그려넣고 그 거울을 야외로 가지고 나가서 햇빛을 그늘로 반사했다. 그림이 그려 있지 않은 거울 부분만 햇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거울 위의 네거티브 이미지는 빛으로 된 포지티브 이미지로 나타난다. 빛 이미지가 투영되는 공간의 조건에 따라 각기 다른 느낌의 자아 이미지로 보여지는 데 사진으로 기록하여 프린트하고 액자에 넣어 마감하였다. ‘나’라고 생각하는 원본은 하나인데, 내가 어떤 상황(각기 다른 장소, 문화, 사회)에 놓이는가에 따라 다른 정체성으로 인식되는 것을 작업이 만들어지는 메커니즘에 반영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