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주영한국문화원에서 기획한 전시 “과거로부터 온 선물(Present from the Past: 60th Commemoration of the Korean War)” 전에 참여했다. 이 전시는 6·25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6·25전쟁을 한반도가 아닌 참전국에서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되었고, 전쟁에 대한 기억과 함께 사라져 가는 영국 참전용사들에게 선물하는 감사전의 성격도 함께 갖고 있다. 총 40인의 작가가 초대되어 네 가지 주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만남”, “파괴와 창조”, “잊혀진 전쟁, 잊혀지지 않는 사람들”, “나의 한국, 불안한 평화”- 중 하나를 택해 한국전쟁의 의미를 현대적 시각에서 재해석한 작품을 제작, 출품했다.
전시에 참여하기로 한 나는 6·25 전쟁중에 찍은 어느 부대원들의 흑백사진을 이용한 작품 ‘Memories’를 제작하였다. 나는 그 사진 이미지를 흑백이 반전된 네거티브로 유리판 위에 그렸다. 이 유리판을 가지고 야외로 나가서 햇빛에 의해 드리워진 그림자를 사진에 담았다. 유리판에 점점이 찍어서 그린 네거티브 이미지는 그림자로 드리워지면서 흐릿한 포지티브 이미지로 나타난다. 이 전시를 보게될 참전용사들을 생각하면서 그분들의 기억속에 흐릿하게 남은 전우들을 떠올리는 장면을 상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