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다경(冠岳茶景), 2026 :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설치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이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관악의 방이라는 공간에 내 찻잎작품을 영구설치하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찻잎작품을 영구설치하는 것은 처음인데 유리쇼케이스 안에 설치해서 오랜 기간 찻잎이 흩어지지 않도록 했다.

관악다경(冠岳茶景) 2026, 유리마감까지 완성한 상태, 270x1100cm
관악다경(冠岳茶景) 2026, 유리마감까지 완성한 상태, 270x1100cm

작품설치에 사용된 홍차잎

작품설치에는 홍차잎을 사용했다. 홍차잎은 가까이서 보면 마치 마른 잎 같은 느낌을 주는데 이미지를 구성하는 조형적인 측면으로도 흥미롭지만 마른 잎이라는 것이 시간을 생각하게 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아니나 다를까 공사현장에 계시는 인부들께서 오가면서 “낙엽으로 작품을 만드나봐”하고 이야기를 주고 받으시는게 들려왔다. 찻잎을 뜨거운 물에 우리면 붉은 색이 우러나오듯 선반 사이에 생기는 찻잎의 어슴프레한 반사광은 찻잎을 광학적으로 우려낸 빛 같다는 상상을 한다. 또한 공사현장의 부산함과 소음을 배경으로 설치하면서 이 공간을 만들어내는 소음과 먼지와 시간들이 함께 한 줄 한 줄 쌓여간다는 생각도 했다.

선반구조 위에 찻잎을 한 줄 한 줄 올리는 모습
설치과정

찻잎 설치를 마치고 작품 앞에 유리를 설치하는 모습

작품 구성을 어떻게 할지 대략적으로 상상하며 그려본 스케치.

나는 어린 시절 관악산 기슭에서 자랐다. 초등학교 때 친구 몇 명과 관악산 정상을 넘어 난생처음 보는 동네를 거쳐 돌아오는 모험도 했고, 아버지와 아침마다 신림동 뒷산에 올라 관악산 전경을 바라보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대한민국의 많은 학교 교가에는 인근 산의 정기를 받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나 역시 관악산의 정기를 노래하는 교가를 부르며 학교를 다녔다. 이 작품은 그렇게 관악산을 바라보았던 여러 장면을 하나의 화면 안에 종합적으로 담아낸 것이다.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개관식 리플렛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