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여름 흥미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뮌스터 시내에 쇼핑몰을 짓는 공사 현장을 가리는 공사 가림막을 쿤스트 아카데미 뮌스터 학생들의 작품으로 장식하는 프로젝트였다. 일반적으로 공사 가림막은 나무의 나이테가 뚜렷하게 보이는 합판 같은 것을 사용하는데, 코팅된 금속판으로 가림막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가림막 표면에 이미지를 넣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전통적인(?) 나무 가림막을 촬영한 이미지를 사용하여 각기 다른 두 개의 나무판 이미지에서 행인의 실루엣을 도려내어 교차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작업을 하였다. 결과적으로 똑같은 실루엣을 교체만 했을 뿐이지만, 그로 인해 실루엣이 도드라지고 평평했던 나무판 이미지에는 공간감이 생긴다.